2012년 02월 22일
후추 이야기 -57 (나뭇잎 사이로)
우리 집엔 후추가 세 명 정도는 있어야 평화가 올 것 같아.
빈이의 후추, 욱이의 후추, 랭보의 후추.
서로 안겠다고 다투고
각자 이불 속에 숨기고파 다투고
그 중 제일 심한 이는 빈이.
빈이가 집에 있는 날은 후추가 땅을 밟을 시간이 없어.
늘 빈의 가슴팍이나 무릎에 안겨 있으니까.
후추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니,
우리가 너무 후추를 귀찮게 하는건 아닌가,
문득 그런 깨달음이 왔지.
하여,
대장인 내가 <후추 5계명>을 선포 했어.
1. 후추가 돌아댕기고 있을 때 번쩍 안아올리는 일을 하지말자.
2. 후추가 와서 뭉갤 때, 그때 안아주자.
3. 서로 차지하려고 다투지 말고 후추가 선택하는대로 가만히 두자.
4. 후추가 잘 때는 절대 방해하지 말자.
5. 집을 나가고 들어올 때 조용히 나가고 살금살금 들어오자.
그렇게 해놓고 보니,
영~ 사는 재미가 덜하지만 잘 지키고들 있어.
어느 날은 나무잎 사이로 몸을 숨겨
슬쩍슬쩍~졸리운 후추를 훔쳐보았지.



이크!
눈이 마주친 순간엔 깜짝 놀랐지만
이내 감실대는 눈을 보고 안심했어.
3일 후면 수술하는데,
그때까지 좋은 컨디션으로 있어주길!!


<2012.02.나뭇잎 사이로 너를 본다>
# by | 2012/02/22 16:58 | 후추 이야기 | 트랙백 | 덧글(10)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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넘 어려운 질문인데요,
둘 다 겪고 있는 제가 보기엔
일단은 서로 비교 상대가 아닌것 같아요.
그럼에도 굳이 비교를 해보자면,
냥이가 언제나 곁에 두고 쉴 수 있는 꽃그늘이라면,
아이는 지나쳐버린 인생을 꼼꼼히 다시 살게 해주는 겹의 인생이라고나 할까요?
점 하나의 물체가 인간으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겪으며
내가 인간이 되기까지 모르고 지나쳤던 빈 곳을
아이를 통해 촘촘이 채워나가는 것 같아요.
40대의 중년인데도
중2 남자 아이의 삶을 살게 되고
초4 여자 아이의 삶도 살게 되는,
이런 겹진 인생이 전, 너무도 환타스틱해요.
내 나이 70이 되면
40대의 남자(욱)과 4대의 여자(빈)의 삶과 더불어
그들이 만들어 놓은 10대,20대의 인생들도 또한 가까이서 보게 될테고.
이런 돌고 돔이 미래를 긍정하게 하며 자잘한 고통 쯤 으싸! 넘어서게 만들기도 하고.
근데요,
육아란 너무도 힘들고 지루한 싸움이어서
고양이랑 사는 건 그냥 거저 굴러들어온 복을 누리는 것에 불과해요.
비용면에서건 육체적 돌봄의 영역에서건, 천양지차예요. ^^
잘지내셨습니까?
꽃피는 시절에 차 한 잔 나누어요.
시골 댕겨 오고 산에 다니느라 한동안 인사 못했네요.
후추가 지극한 사랑 받고 있으니 복 많은 놈입니다.
저도 같은 고민을 했었기에,,
막내딸이 늘 후추를 괴롭히는?것 같아 야단도 쳤지만,
자고 있어도, 깨워서 놀려 하고
도망 가는 놈 붙잡아 억지로 안고 있고,,
제발 애 귀찮게 좀 하지마라고 야단쳐도 소용없구요, ㅎㅎ
예뻐하는건지 괴롭히는건지,,,
후추 입장에서 얼마나 힘들겠어요,
나 좋을때 안고 싶고, 놀고 싶지만,
후추는 자고 싶고 쉬고 싶을텐데,,,,
빈이 어머니, 너무나 사려 깊으시고,
감탄입니다.
빈이 욱이 잘 따라 준다니 더욱 감동이구요,,,
아이들이 다 그렇게만 자라 주면 얼마나 좋을까요~~
후추 수술 잘 되고 지금쯤 좋아졌겠죠?
고생 많으셨어요,,,
고맙습니다.
시골에 자주 가시나 봐요.
저도 갈 시골이 있었음 좋겠어요.
후추는 할머니 못뵈어 서운했대요~~~~~^^;